top of page

KV [생일]

 

: 내가 제일 잘 알걸, 니 생일.

@H_S_G0309_KVK (에취)

 

 

 

“아, 아니 전정국!”

“아씨, 김태형 개웃긴거 알지 니?”

 

그러니까 무슨 상황이냐 하면, 고등학생답지 않은 장난을 태형에게 친 정국에게 노발대발 화를 내는 태형이었다.

정국이 태형에게 친 장난은, 태형이 점심시간 자는 내내 태형의 얼굴에 정국이 낙서를 했거든.

왜 했는지는, 정국만 알겠지만?

 

 

 

“아이씨, 전정국 개새끼가 진짜.”

 

자면서 뜬지도 모르는 제 머리칼을 매만지며 급히 화장실로 뛰어가는 태형.

 아, 졸라 짜증나 전정국. 나도 짜증나게 왜 저런 놈을 마음에 두고 있어가지곤.

후, 전정국은 김태형이랑 친구 관계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고. 정신 차리자. 태형아.

 

 

“아, 존나 따갑네.”

 

태형이 물을 틀자 손에 꽤 크게 있는 생채기에 물이 닿았는지 아파했다.

손 뿐만 아니라 팔에도 몇몇 개의 상처들이 깊게 파여있었다.

아오, 이건 언제 사라지냐. 뭐, 하는 거 봐선 안 사라지게 생겼잖아.

 

 

 

“태형아 그니까 내가 자지 말고 나 보러 오랬잖아.”

 

한창 거울을 보며 어푸어푸 하고 있었을까, 뒤에서 들려오는 정국의 목소리에 태형은 순간 움찔 했다.

으이씨, 추워서 졸린걸 으쯔라구. 입에 물이 닿아 발음이 꼬이는 태형의 말에 정국은 피식, 하고 웃었다.

태형이 다 씻었는지 마구 물기를 털자 정국은 어디서 났는지 수건을 그의 얼굴 위에 덮어줬다.

아니, 던졌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던져줬다.

 

 

 

“아극, 미친 전정국!”

 

 

덕분에 수건으로 아무것도 안 보이게 된 태형은 정국을 원망만 할 수 있었지만 말이다.

 

 

_

 

 

 

“통지표 나왔다. 출석번호대로 이름 부를게. 가져가.”

 

 

아. 망할. 통지표라니.

그래도 일 년의 마지막 성과. 김태형은 잘 나왔겠지, 하곤 슬쩍 태형을 바라보는 정국이었다.

저가 좋아하는 태형의 웃음이 아닌 약간 심각한 태형의 얼굴을 보고 말았다.

뭐, 쟤도 망쳤나보네. 이미 전교 하위권에다가 제 인생에서 시험은

별게 아니었기에 태형이나 위로해줘야겠다. 하고 태형에게 다가가 정국은 말을 걸었다. 야, 야. 김태.

 

 

 

“뭐.”

“이번 시험은 잘 봤냐?”

 

2학기 기말고사 성적은 통지표에 적혀 나왔다.

그렇기에 은근 시비조로 툭툭 물어오는 정국에 태형은 기분이 팍 나빠졌다.

그니까, 정국이 어떤 의도로 다가왔는지 알거 같지만 제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것을 알아채버린 태형은 정국에게 말이 삐뚤게 나가버렸다. 이게 아닌 것을 분명히 인지했음에도 말이다.

 

 

 

“분위기 파악 존나 못하네.”

 

태형 특유의 저음이 정국의 고막에 울리고, 특유의 표정이 제 눈동자에 비쳤다.

 짜증난다는 저 목소리와 차가운 표정. 그 목소리와 표정에 정국은 어이가 없어

그 자리에서 일어난 태형의 손목을 탁, 하고 세게 잡았다.

야, 니 왜 그러는데? 그러자 태형은 그냥 아무 말 없이 제 손목을 그의 손 안에서 툭, 하고 빼냈을 뿐이고.

 

 

_

 

 

 

정국과 태형은 그 시간 이후로 아무런 말조차 하지 않고 모르는 사람처럼 지냈다.

그러자 시간은 금방 가버려 종례 시간이 되었고,

어차피 오늘은 방학식이었기 때문에 딱히 태형과 정국은

학교에서 볼 일이 없어 그냥 태형은 종례가 끝나자마자 제 갈 길을.

정국은 훈련장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김태형 존나 짜증나.”

“왜, 까였냐?”

 

오 씨발, 깜짝이야. 박지민 니가 왜 거기서 튀어나와. 겁나 놀랐잖아.

정국이 기를 쓰며 뭐라 하자 지민은 한참을 웃었다. 진정이 좀 되었을까,

지민은 정국에게 다시 물어봤다. 왜, 까였어? 좋아 죽을 땐 언제고.

 

 

 

“몰라, 시험 망한 거 같길래 위로나 해주려고 말 걸었더니 졸라 뭐라 하던데.”

 

정국은 검도복으로 갈아입으며 말했다. 아, 밖은 더럽게 춥고. 이건 더럽게 덥네.

툴툴대는 정국에 지민은 정국의 머리를 한 대 갈기며 말했다.

미친놈아. 걔 이번 시험 망했다고?

정국은 머리를 매만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씨, 뒤통수 왜 후리는데.

 

 

 

“시발, 미친. 김태형 살아 있으려나.”

 

제가 고개를 끄덕이자 더 심한 반응을 해 오는 지민에 정국은 의아했다.

뭐 그럼 죽었겠냐. 참 나. 별 이상한 소리를 다 해.

지민은 다시 한 번 정국의 머리통을 때렸다.

멍청아, 걔네 부모님 거의 미쳤잖아. 시험 하나 틀려오면 걘 수명 하루씩 단절이라니까.

근데 망쳤다며. 살아있으려나.

 

 

 

“망해도 뭐. 너보다 잘 봤을걸? 몰라. 잘했겠지.”

 

생각보다 태연하게 말해오는 정국을 보고, 지민만 미칠 노릇이었다.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니까? 아 씨. 김태형이 이거 말하지 말랬는데.

지민의 말에 정국의 시선이 지민에게 향했다. 뭔데. 말해봐.

 

 

 

“아니, 걔. 손에 자주 크게 흉 남거나 팔이나 다리, 그런 곳 맨날 다치잖아.”

“아, 그거 존나 아파보이던데.”

 

 

종종 혼자 그 상처 때문에 아파하는 거 봤는데. 정국은 뒷말은 삼켰다.

그게 이래서 난 사단이라고. 지민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정국은 아, 그래? 하다간 2초 후에 뭐라고? 하면서 소리를 질렀다.

아니, 그러니까. 김태형네 부모님이 걔 그렇게 만든거라고.

지민은 머리를 헝클이며 말했다. 그것도 전 과목 중에 3문제 틀려서 그렇게 된건데.

이번에 순위 바뀌었다고 들었는데. 아 미치겠네.

 

 

 

_

 

 

 

“좆됐다.”

 

지금 상황은 이 단어로 충분히 설명 할 수 있었다. 단순히 망한 개념이 아니었으니까.

집 나가야하나, 하고 한숨을 쉬던 태형은 아까 정국과 있던 일에 더 미칠 노릇이었다.

전정국이랑 안 싸웠어도 좀 뻐기다 들어갈텐데.

지금은 빼도 박도 못하게 집에 들어갈 상황이었으니.

 

 

그나마 다행인건 오늘 부모님이 새벽에 들어오시는거랑.

제가 학원이 늦게까지 있는 거랄까. 그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최대한 질질 끌어야 했다. 맞기 싫었으니까.

또 부모라는 사람들한테 그런 취급당하긴 싫었으니까.

태형은 운동화도 질질 끌며 그대로 학원으로 향했다.

 

 

 

“뭔가 까먹은 느낌인데.”

 

무심코 학원으로 들어오자 뭔가 학교로 다시 가야할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분명 방학식인데.계속 무언가를 까먹은 기분.

썩 좋지 않은 기분에 태형은 조용히 욕짓거리를 중얼거리며 학원에 들어섰다.

어, 태형이 왔네. 안녕하세요. 오늘, 늦게 들어갈꺼지? 남준이 저를 향해 웃으며 물어봤다.

태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연하죠.

 

 

“그래서, 이번엔 얼마나 망쳤는데?”

“아, 비밀이에요. 이번에 겁나 위험하다고요.”

 

태형이 대답하자 남준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순위가 바뀌었으니까.

태형과 전교2등 둘 다 제 학원에 다니고 있었으니까.

그 학생이 순위 올라갔다고 좋아했을 때 겉으로는 축하해줬지만

속으로는 어쩔 수 없이 김태형을 걱정했으니까.

 

 

 

“오늘 잠은 어떻게 할래, 쌤 집에서 잘래?”

 

남준의 말에 순간 솔깃한 태형이었지만,

그랬다간 제 부모라는 사람들이 남준에게 어떻게 행동할지 몰라 고개를 저은 태형이었다.

그냥, 친구 집에서 자죠 뭐. 태형의 말에 남준은 혹시나 못 구하면 전화 하라고 했다,

그리곤 말했다. 오늘 2시간 남았다. 그의 말에 태형은 한숨을 쉬었다. 박지민 집에 가야하나.

 

 

멈추길 바랬던 시간은 야속하게도 벌써 12시를 향하고 있었다.

남준이 태형을 걱정하는 눈길로 쳐다보았지만, 태형은 그 시선이 느껴지면서도 애써 부정하며 가방을 챙겼다.

윽, 쌤. 항상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남준이 뭐라 대답을 하기 전에, 태형은 후다닥 학원을 빠져나와 한 길로 계속 달렸다.

 

 

 

“박지민 연락 해봐야겠다.”

 

태형은 얼어있는 손으로 핸드폰을 켜 연락처에 적혀있는 ‘땅꼬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전화 연결 음은 얼마 안 가 끊기고, 지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살아있냐. 응, 다행히도.

미안한데 우리 집 오늘 안돼. 왜.

엄마 아빠면 상관 없을텐데 내일 사촌동생 돌잔치라고 가는 길에 우리 집 다 같이 들리셨다.

아, 그 사촌동생 돈 집으라고 해라.

지랄ㅋㅋㅋ 전정국 집에나 가라. 거기 비었대.

 

 

 

“아, 그냥 밖에서 잘래. 전정국이랑 싸웠는데 전정국은 무슨 전정국.”

 

태형이 중얼거리자 밖은 김이 서리고 지민은 소리내어 웃더니 태형에게 말했다.

뭐, 네 사랑 이루어지길 바랄게 태형아 - 그리고 전화가 끊겼다. 아니 이 씨발새끼가.

갑자기 전화가 끊긴 태형은 핸드폰만 가만히 바라보다 헛웃음을 지었다.

그러곤 어쩔 수 없이 패딩 주머니에 손을 집어 넣고 집으로 향했다. 아, 짜증나는데 전정국 보고 싶다.

 

 

_

 

 

 

“아, 아니. 전정국! 정신 좀 차리라고. 아 이 새끼 왜 이래?”

“몰라, 지가 좋아하는 애가 어쩌구 저쩌구.”

“미친 새끼. 야, 정신 차리라고 전정국. 왜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다가 뒤지냐?”

 

 

순서대로 윤기, 석진, 호석이었다. 제가 중학교 때 친해진 아이들.

아직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이었다.

오늘도 역시나 새벽에 할 것도 없고 각자 자취하는 애들이라 새벽에 피시방으로 향했다.

미성년자는 새벽에 오면 안됐지만 이미 그 피시방 운영은 석진의 형이 하고 있었기에 딱히 상관 안했다.

 

 

 

“아, 미안.”

“뭐야. 지금 전정국 입에서 미안하다는 말이 나온거냐?”

“나 가볼게.”

 

계속 머릿속으로 태형만 생각하던 그는 잠바를 챙기고 석진의 형에게 대충 인사한 후 피시방을 뛰쳐나왔다.

그냥, 전화 좀 해줬으면 좋겠다 태형아. 걱정 되는데. 너무 늦은거 아닌가. 시간은 새벽 1시. 머릿속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진작 일찍 나와서 태형의 학원 앞에서 기다릴걸. 잔뜩 후회만 하는 정국이었다.

 

 

 

 

“어디 있어야 하지, 어디 있어야 내가 김태형을 볼 수 있을까.”

 

아, 순간 한 장소가 생각난 정국은 냅다 뛰었다.

바람이 차갑게 그의 얼굴에 불어왔지만 그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김태형의 그 아픈 표정이 계속해서 떠올라서.

그냥 얼른 태형이 안전한지만 확인하고 싶었던 정국은 아무 생각 없이 뛰고 또 뛰었다.

 

 

_

 

 

 

“씨발.”

 

혹시나 한 생각은 역시나가 되었다. 태형은 정국의 생각대로 제가 자주 온댔던 놀이터에 있었다.

그네에 얼음처럼 굳어있는 누가 봐도 태형의 모습. 태형의 집에선 꽤나 먼 거리.

정국의 집에선 꽤나 가까운 동네 놀이터에 말이다. 왜인지 물어봤었는데 이유가 대충 저가 어렸을 때 이 근처에 살아 좋아하는 친구들과 여기서 자주 놀았다고 했던거 같았다. 물론, 정국은 그 좋아하는 친구들 중 제가 들어가는지 전혀 모르겠지만.

 

 

 

“김태형.”

“아.”

 

 

이 추운 날씨에 거기서 병신같이 그러고 있었냐.

정국이다.

미친새끼야.

나한테 말을 했어야지. 얼굴은 왜 또 그래.

보고 싶다고 하니까 진짜 나타나네. 신기하다 국아.

야, 김태형.

나 꿈꾸고 있냐.

김태형?

그래도 우리 전정국 한 번 보고 마무리 지어서 좋다.

 

 

 

그렇게 태형은 잠에 들어버렸다.

 

 

_

 

 

 

해가 밝았다. 12월 말이라는 거 치고는 상당히 날씨가 따뜻해 보였다.

물론, 집 안에서만 볼 때 따뜻해 보이는 거 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분명히 나가면 추울 것이라고 정국은 생각했다. 어젯밤 제 품 속에서 울면서 잠든 태형을 생각하며.

저 날씨가 태형에게 마치 비유된 것 같았다. 오늘이, 김태형 생일이라서 그런가.

 

 

 

"김태형, 이제 일어나지?“

 

어젯밤 태형이 그대로 잠이 들어 순간 가슴이 철렁 했던 정국은 최대한 차분하게 태형을 업고 제 집에 들어왔다.

몸이 얼음장 보다 더 차가워져 나름 걱정이 된 정국은 보일러도 켜주고, 따뜻한 전기장판위에 이불도 깔아주고. 거기에 태형을 눕혀 마지막으로 따뜻한 이불까지 덮어주고 나서야 저도 태형의 옆에서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아, 물론 얼굴에 있던 상처들도 대충 약도 발라주고 밴드도 붙여줬다.

 

 

 

“김태형.”

“우음, 누구세, 전정국?”

 

정국이 태형을 흔들어 깨우자 태형은 실눈을 떴다가 제가 보이는 모습이 정국인거에 놀라 눈을 크게 떠버렸다.

픅, 일어나라. 뭐야, 니가 왜 여기 있어? 아니지. 뭐지? 나 너랑 싸웠는데?

태형의 어리바리 한 모습에 정국은 한숨을 크게 쉬곤 말했다.

아오. 우리 집이야 새끼야. 일어나 얼른.

 

 

 

“그니까 내가 왜 너네 집에 있는거냐구우.”

“어쭈, 입 내밀지 말지. 뽀뽀해달라고?”

 

아이씨, 전정국 변태 새끼. 태형이 이불을 개며 말했다.

근데 나 진짜 여기 왜 있는거야? 그냥 차라리 뒤졌으면 나았을텐데. 뒷말은 작게 중얼거렸다.

그 때 정국이 이불을 다 개었는지 태형에게 빠른 속도로 다가갔다. 그리곤 순간 입을 맞췄다. 쪽, 하고.

 

 

 

 

“읍, 야. 미친. 전정국 뭐하냐!”

“병신새끼.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긴 하냐.”

 

벙찐 모습의 태형을 다시 한 번 보자 정국은 웃으며 그의 머리를 헝클였다.

개소리 하지 말고 아침 먹자. 주방으로 가다 한 번 더 태형에게 말해주는 정국이었다.

너. 집 들어갈 생각하지마. 부모님 일 나가셨을 때 짐만 가지고 오던가. 필요없으면 하지 말던지.

 

 

 

 

“아, 응...”

“아오, 빨리 좀 와 느림보새끼야.”

 

태형이 몸에 힘을 쭉- 뺀 채로 밍기적밍기적 거리며 주방으로 향했다.

짜증나. 지가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그래도, 제 심장은 마구마구 뛰어댔다는 것을 알기에 태형은 볼만 붉힐 뿐이었다. 짜증나 전정국.

 

 

 

 

“김태형 볼은 왜 이렇게 빨개 또?”

 

아, 망했다. 전정국한테 들켰다.

또 볼 빨개졌다고 놀리겠지. 안되는데. 윽, 밥이나 먹고 그냥 집이나 갈까.

태형이 온갖 생각을 다 할 때였다.

 귀엽다. 정국의 목소리가 태형의 고막에 푹, 하고 들어와버렸다. 귀엽다는 그 한마디가.

 

 

“아, 아니거든?”

“뭐가 아니야ㅋㅋㅋㅋ 어구 귀여워.”

 

사랑스럽다는 듯이 바라보며 활짝 웃곤 금방 밥을 먹는 정국에 태형은 다시 심장이 마구 뛰는 것을 느꼈다.

짜증나. 쟤 오늘 왜 저럴까. 사람 헷갈리게. 얌전히 밥이나 먹지, 전정국.

 

 

 

_

 

 

 

사실 새벽에 정국은 생각보다 대단한 것을 알아버렸다. 뭐랄까. 그냥 태형에 대해서 조금 많이 더 알아버렸다고 할까. 취중진담도 아니고. 태형은 자면서 다 말해버렸다. 자기가 그렇게 지키고 싶었던 거.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고 싶었던 거. 두 가지 모두 다 꿈이라고 생각해버려서 인가 정국에게 말해버렸다.

 

 

 

 

“아오 진짜. 김태형. 사람 걱정하게 할래. 미칠 뻔했네.”

“ㅁ미앙... 무서워서 나갈 수 밖에 없었서...”

 

뭐가 무서웠는데. 정국이 물었다. 구냥, 집에 들어가는 거 자체가 무서워.

태형의 떨리는 목소리에 정국은 뒤를 돌아 태형을 바라봤다.

태형은 눈을 꼭 감고 이불을 덮은 상태였다. 혹시나 태형이 잠에서 완전히 깨버릴까 그저 그를 꼭 안아줄 수밖에 없었던 정국이었다. 어차피 쟨 기억 못하겠지.

 

 

 

“국이 밉다.”

 

제 품에서 중얼거린 태형의 말이었다. 뭐가 미워. 정국이 되물었다.

태형은 정국을 더 세게 꽉 끌어안았다. 꿈 속이라서. 꿈이라서기엔 너무 생생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그냥, 좋아서 미워. 많이 좋은데. 그래서 미워. 짜증나. 나랑만 놀지... 맨날 장난만 치고. 그래서 좋은데 미워. 짜증나는데 좋아. 오늘도 국이 얼마나 보고 싶었다구우.

 

 

 

“태형이 국이 좋아해?”

 

태형이 제 품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으응, 이라고 말한 순간 정국은 순간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그럼 아침부턴 나 그렇게 소심하게 안 다가가도 된다는거잖아.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저를 좋아하는 사실을 알아버린 기분은 어땠을까.

정국은 태형의 머리를 쓰담아주면서 아주 작게 속삭였다. 나도. 국이도 태형이 많이 좋아해.

 

 

_

 

 

 

“그래서 김태형 할 말은 없어?”

“뭐가.”

 

밥을 다 먹고 어느새 누워 핸드폰이나 하던 정국이 태형에게 물었다.

다짜고짜 할 말이 없냐고 물어보는 정국에 태형은 쟨 또 뭔 헛소리하나. 하고 생각했다.

정국아, 또 헛생각하냐. 핸드폰이나 해.

 

 

 

“어쭈, 고맙다는 말 한마디도 없어?”

“뭐.”

 

내가 어? 밥도 주고, 잠도 재워주고 다 하는데. 넌 해줄거 없냐고 이 말이잖아 멍청아.

아 뭔 개소리야. 집에 가라면 갈 수 있거든. 지가 여기서 지냈으라면서 지랄이야.

태형은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정국을 바라봤다. 아-, 김태형 졸라 귀엽다. 어떡하지.

 

 

 

“태형아.”

“아, 성 붙이고 불러라.”

“응, 태형아.”

 

 

중저음으로 저를 불러오는 정국의 목소리에 태형은 괜시리 또 심장이 빨리 뛰었다.

이러다가 금방 죽겠네. 하고 그냥 남준쌤네 집 가서 살아버려야하나. 라는 생각이 든 태형이었다.

정국이 태형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생일선물 줄까.

 

 

정국의 말에 태형은 저가 오늘 생일인지 생각했다.

헐, 뭐야. 나 오늘 생일이야? 벌써 30일이라고?

야. 전정국 너 아니었으면 오늘 생일인지도 몰랐을 뻔 했어.

어쩐지. 어제 뭔가 허전하다 했다. 오늘 생일이여서 그랬나보네.

헐. 시간 졸라 빨라. 그치 국아. 개 쩐다!

태형의 해맑음에 정국은 또 풀어질 뻔했다. 좆나게 귀여워선 진짜.

 

 

 

 

“생일 선물 줄게.”

“아, 됐어. 이상한거 주지마. 필요 없어. 나 필요없다고 말했다?”

 

정국은 태형의 반응에 피식, 하고 웃음을 지었다.

그리곤 태형에게 말했다.

 

 

 

“좋아해. 김태형.”

“나랑 사귈까 태형아?”

 

 

다시 한 번 정국의 목소리가 저의 고막에 울리는 것을 알아채버린 태형은 볼이 다시 붉어지며 정국에게 말했다.

아, 뭐,뭐라는거야 얘가 지금! 정국은 웃으며 말했다.

뭐라는거긴 뭐야. 고백이잖아 멍청아. 볼 빨개졌어. 좆나 귀여워.

 

 

 

“전,전정국!”

“왜.”

“나.나도 좋,아해.”

 

 

 

볼이 잔뜩 붉어진 채로 시선을 회피하며 말하는 태형에 정국은 가서 안겼다.

김태형. 졸라 좋아해. 내가. 으응, 나도. 국아.

정국은 태형에게 말하곤 입을 맞췄다.

생일 축하해. 사랑해. 태형아. 선물은, 야한거. 허리 조심해.

 

 

 

“흡, 전정,국. 너무 빠르잖아.”

“싫어?”

“아,아니. 존나좋,아.”

 

 

 

 

그 덕에 태형의 생일은 그 어느 때보다 가장 빨갛고 빛나는 생일이 되었다.

저가 미칠 듯이 좋아하는 정국과 함께. 지금만 행복하면 그들은 충분했다.

나중엔 더 행복할 자신이 있었으니까. 혼자가 아니라 둘이서라면.

그냥 둘이 같이 있다면 뭐든지 괜찮았으니까.

 

 

 

 

FIN ; 내가 더 잘 알걸, 니 생일.

 

 

 

+수위도 적으려다가 마무리도 못 짓겠고 제 필력도 딸려가는 거 같아서 여기서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보잘 것 없는 필력으로 적어내려간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D

+그럼 모두 국뷔한 하루 되시길!

© 2023 by FEEDs & GRIDs. Proudly created with Wix.com

bottom of page